(오산종합사회복지관 관장 한진)
올 해 초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암 진단을 받게 되었다.
3주에 한번씩 입원하여 항암치료를 받는 것으로 암치료과정이 결정되었고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자녀들이 휴가를 쓰고 돌아가며 병원에 가는 일을 도왔지만 집에서 일상적으로 아버지를 돌보며 관리하는 과정은 연로하신 어머니 혼자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마침 거주지가 서울이었기에 선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서울형 통합돌봄서비스 돌봄SOS에 의뢰를 하였고 중위소득기준에 부합하여 180만원 한도 내에서 이틀에 한 번씩 돌봄선생님이 파견되는 재가돌봄으로 가뭄에 단비 같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2026년 3월 전국적으로 돌봄통합지원법(의료,요양 등 지역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다.
우리 오산시도 지난 8월부터 시범사업에 참여하였는데 미리 다양한 사례를 접하고 해결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이는 등 본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매우 적절한 조치였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돌봄통합지원법의 주요 골자는 노쇠, 장애, 질병, 사고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 복합적인 지원이 필요한 사람(노인, 장애인 등)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의료,요양,돌봄의 지원을 통합하여 제공하는 것이다.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구체적인 지원내용은 보건의료(진료, 간호, 재활, 호스피스, 복약지도 등), 건강관리, 장기요양, 일상생활, 가족지원 등 다양한 돌봄 서비스를 통합 지원하는 것이다.
병원이나 요양시설 등 낯선 곳이 아닌 본인의 삶의 터전 속에서 안정적인 돌봄 서비스를 받도록 함으로서 편안한 삶을 유지하도록 하고 가족과 사회의 부담을 줄이는 돌봄통합지원사업 시행을 이미 돌봄sos서비스를 경험해 본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환영한다.
우리나라는 고령사회의 진입을 대비하여 장기요양보험 제도와 더불어 의료, 복지 등 노인 인구와 취약계층을 위한 많은 정책들을 시행중이다. 하지만 막상 제도의 수혜를 받기 위해서는 복잡한 절차들을 직접 준비해야 하며 힘든 심신을 이끌고 각각의 업무수행 기관들을 찾아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돌봄통합지원 서비스를 통해 의료와 요양, 복지서비스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동되어 찾아가는 돌봄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는 작년 말 기준으로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약 1천24만 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20%를 넘어 명실상부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65세 이상 인구 중 독거노인 비율이 21%를 넘어섰고 이 수치는 지속적인 핵가족화와 저출산 등의 국가적 당면 문제로 인해 높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오산시는 인구의 평균 연령이 40세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비교적 젊은 인구가 많은 지역이라 하지만,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리라는 보장이 없는 한 지역사회의 고령화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경제활동과 핵가족화로 인해 가족 중에 돌봄 환자가 발생하면서 경제적, 심적 부담으로 힘들어하는 사례를 나 자신을 포함하여 주변에서 종종 접하게 된다.
이러한 부담의 완충 역할을 할 돌봄통합지원사업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지역사회가 시민에 대한 부담을 함께 공유하고 지원함으로써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
또한, 환자의 의료비 및 요양비 부담을 줄여 건강보험(장기요양보험)과 복지재정을 안정화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개인의 건강 악화를 예방하고 적극적 개입을 통하여 중증화 되지 않도록 하여 개인과 가정은 물론 사회적인 부담도 완화할 것이다.
지역사회의 안녕과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첫발을 내딛는 돌봄통합지원사업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업무를 수행하는 각 기관들의 많은 수고도 필요하겠지만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호응과 관심, 협조가 필요할 것이다. 내 가족은 물론 이웃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관심을 기울여 적기에 일관성 있는 오산형 돌봄통합지원 서비스를 받도록 해 누구나 살고 싶은 오산시가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