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하나의 스타트업에 비유한다면, '결혼'은 아마도 가장 중요한 '공동 창업자'를 찾는 과정일지 모릅니다. 혼자서도 잘 해낼 수 있지만, 험난한 파도와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가득한 이 여정에서 든든한 파트너와 함께라면 더 큰 힘을 얻게 되니까요.

최근 성황리에 열린 대전웨딩박람회에서 우리는 이 중요한 '공동 창업'을 앞둔 예비부부 100쌍에게 꽤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당신에게 '결혼'이란 무엇인가요?"

1. 100쌍의 커플, 100가지의 정의

반짝이는 드레스와 근사한 예복, 그리고 수많은 플래너의 상담이 오가던 대전웨딩박람회 현장. 그곳에서 만난 100쌍의 예비부부들은 설렘만큼이나 진지한 고민을 안고 있었습니다.

"결혼이요? 음..."

잠시 고민하던 그들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놀랍도록 다채로웠습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인륜지대사' 같은 거창한 답 대신, 지극히 현실적이고 개인적인 정의들이 쏟아져 나왔죠. 이번 대전웨딩박람회의 설문은 어쩌면 '요즘 예비부부들'의 결혼관을 엿볼 수 있는 가장 생생한 현장이었습니다.

2. 여전히 강력한 '내 편'이라는 울타리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대답은 역시 '안정감'과 '소속감'이었습니다. "이제 정말 '내 편'이 생기는 것", "세상에 혼자가 아니라는 가장 확실한 증거",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나만의 베이스캠프"라는 답이 많았죠.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 혹은 험한 파도를 막아주는 든든한 방파제로서의 결혼을 꿈꾸는 이들이었습니다. 수많은 인파가 몰린 대전웨딩박람회에서도, 그들은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우리'라는 울타리를 단단히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3. '완성'이 아닌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십

흥미로운 지점은 '안정'만큼이나 '성장'을 꼽은 커플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혼자일 때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드는 것", "서로의 잠재력을 끌어내 주는 관계", "인생 2회차를 함께 시작하는 느낌" 등, 결혼을 '완성형'이 아닌 '진행형'으로 보는 시각입니다.

마치 대전웨딩박람회에서 다양한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플랜을 비교하며 최적의 조합을 찾듯, 두 사람이 만나 더 큰 시너지를 내는 '파트너십'으로 결혼을 정의했습니다. 이는 결혼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함께할 동료를 얻는다는, 꽤 진취적인 태도였습니다.

4. 때로는 지극히 '현실적인 동맹'

물론 로맨틱한 대답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현실적인 문제(주로 주거)를 함께 해결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 "경제 공동체의 시작", "가족과 가족이 만나는 비즈니스"와 같은 솔직하고 현실적인 답변도 눈에 띄었습니다.

어쩌면 대전웨딩박람회를 찾는 이유 자체가 이런 현실적인 준비를 꼼꼼하게 하기 위한 과정이겠죠. 사랑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세대. 이들은 결혼을 '낭만'과 '현실'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종의 '전략적 동맹'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결국 100쌍의 커플에게 100가지의 답이 있었습니다. 대전웨딩박람회에서 만난 그들은 '결혼'이라는 하나의 질문에 '사랑', '안정', '성장', '현실', '가족', '책임' 등 저마다 다른 키워드를 붙이고 있었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더 이상 결혼이 '모두가 가야 할 길'이나 '정해진 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번 대전웨딩박람회는 단순한 결혼 준비의 장을 넘어, '우리다운' 결혼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예비부부들의 진지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수많은 정보가 가득했던 대전웨딩박람회의 그 많던 부스들 사이에서, 그들은 어쩌면 '결혼'의 진짜 의미를 찾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